이탈리아 북부 에밀리아로마냐 주의 중심 도시인 볼로냐는, 유서 깊은 대학 도시이자 미식의 도시로 잘 알려져 있는 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도시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인 볼로냐 대학교가 이곳에 있어 지식과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습니다. 또한 볼로냐는 볼로네제 파스타의 고향으로 전통 이탈리아 요리를 즐기기에도 제격인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천년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학문의 중심지
볼로냐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바로 서양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 볼로냐 대학교입니다. 1088년에 설립된 이 대학은 거의 천 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며, 유럽 대학교육의 모태가 되었습니다. 12세기부터 13세기에 걸쳐 최고의 명성을 누렸던 이 대학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세계적인 명문대학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대학가를 거닐다 보면 중세시대부터 이어져 온 학문의 전통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아르키진나시오 궁전은 대학의 첫 번째 본부 건물로, 바로크 양식의 아름다운 건축물과 프레스코화로 장식된 강의실들이 방문객들을 압도합니다. 젊은 학생들과 예술가들로 가득한 이 도시는 활기찬 에너지로 넘쳐나며, 과거와 현재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중세의 흔적, 볼로냐의 상징적인 탑들
볼로냐의 스카이라인을 특징짓는 것은 바로 중세시대에 건설된 수많은 탑들입니다. 12세기부터 13세기에 걸쳐 볼로냐에는 약 180개에 달하는 탑들이 세워졌었다고 합니다. 이 탑들은 군사적 기능뿐만 아니라 각 가문의 권력과 부를 과시하는 상징물이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약 22개의 탑만이 남아있으며,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은 ‘두 개의 탑(Due Torri)’입니다. 아시넬리 탑(Torre degli Asinelli)과 가리센다 탑(Torre Garisenda)은 12세기에 건설되어 볼로냐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아시넬리 탑은 높이 97미터로, 498개의 계단을 올라가면 볼로냐 시내 전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 미식의 성지
볼로냐를 ‘미식의 도시’라고 부르는 데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습니다. 이 도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볼로네제 파스타의 발상지입니다. 우리가 흔히 미트볼 파스타라고 부르는 요리의 정통 버전인 탈리아텔레 알 라구(Tagliatelle al Ragù)는 볼로냐에서 탄생했습니다. 넓고 평평한 파스타 면인 탈리아텔레에 진한 고기 소스인 라구를 곁들인 이 요리는 볼로냐를 방문하면 반드시 맛봐야 할 대표 음식입니다.
또한 볼로냐는 토르텔리니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작은 반달 모양의 파스타 안에 고기, 치즈, 그리고 각종 향신료가 들어간 토르텔리니는 에밀리아 로마냐 지역의 전통 요리로, 특히 크리스마스와 같은 특별한 날에 가족들이 함께 만들어 먹는 소중한 음식입니다.
이 지역은 또한 세계 최고 품질의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와 프로슈토 디 파르마 햄의 생산지이기도 합니다. 볼로냐 시장에서는 이러한 전통 식재료들을 직접 맛보고 구입할 수 있어, 미식가들에게는 그야말로 천국과 같은 곳입니다.
붉은 도시의 아름다운 건축물들
볼로냐는 ‘라 로싸(La Rossa)’, 즉 ‘붉은 도시’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합니다. 이는 도시 전체를 덮고 있는 붉은 벽돌 건물들 때문입니다. 중세시대부터 이어져 온 이 독특한 건축 양식은 볼로냐만의 특별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도시의 중심인 피아차 마조레(Piazza Maggiore)는 볼로냐의 심장부입니다. 이 광장 주변에는 고딕 양식의 산 페트로니오 대성당, 르네상스 양식의 시청사, 그리고 포데스타 궁전 등 각기 다른 시대의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조화롭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볼로냐의 포르티코(포티코) 문화입니다. 도시 전체에 40킬로미터가 넘는 아케이드형 회랑이 이어져 있어, 비가 오거나 햇볕이 강한 날에도 편안하게 도시를 거닐 수 있습니다. 이러한 포르티코들은 202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습니다.
젤라토와 문화의 만남
볼로냐에는 세계에서 유일한 젤라토 박물관도 있습니다. 이탈리아 디저트의 대표주자인 젤라토의 역사를 배우고, 실제로 만드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이곳은 달콤한 추억을 만들고 싶은 여행객들에게 완벽한 장소입니다.
또한 FICO 이탈리(FICO Eataly) 월드는 이탈리아 음식 문화를 종합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테마파크입니다. 이탈리아 전국의 다양한 식재료와 요리를 한 곳에서 맛보고 배울 수 있어, 미식 여행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볼로냐 여행의 매력
볼로냐는 다른 이탈리아 관광도시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국 관광객들에게 덜 알려져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진정한 이탈리아의 일상을 경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 관광객들로 붐비지 않는 조용한 골목길을 걸으며, 현지인들과 함께 시장에서 쇼핑하고, 작은 트라토리아에서 정통 이탈리아 요리를 맛보는 경험은 그 어떤 유명 관광지에서도 얻을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이 될 것입니다.
특히 학문의 도시답게 박물관과 도서관, 갤러리들이 풍부하여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도 완벽합니다. 대학교 박물관들에서는 과학, 해부학, 천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역사적 컬렉션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볼로냐는 이탈리아의 다른 주요 도시들과의 접근성도 뛰어납니다. 피렌체까지는 기차로 약 1시간, 밀라노까지는 2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어 이탈리아 북부 여행의 거점으로 활용하기에도 매우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