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뉴브강(도나우강)의 진주라 불리는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는 동유럽의 대표적인 관광 도시입니다. 웅장한 건축물과 아름다운 야경, 풍부한 역사 유적과 온천 문화가 어우러진 이곳은 흔히 ‘동유럽의 파리’라고도 불립니다. 두 개의 도시였던 부다(Buda)와 페스트(Pest)가 1873년 통합되어 오늘날의 부다페스트가 되었으며, 다뉴브강을 사이에 두고 언덕 위의 고풍스러운 부다 지구와 평지에 위치한 현대적인 페스트 지구로 나뉩니다.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두 지역을 함께 경험할 수 있습니다.
부다페스트의 역사
부다페스트의 역사는 로마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서기 89년, 켈트족이 거주하던 이 지역에 로마군이 주둔지 ‘아쿠인쿰’을 건설했습니다. 이후 수세기에 걸쳐 다양한 민족의 지배를 받았으며, 13세기에는 몽골의 침입, 16-17세기에는 오스만 제국의 점령, 그리고 이후 합스부르크 왕가의 통치를 겪었습니다.
1867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 제국이 성립된 후 부다페스트는 빠르게 발전했고, 1873년 부다, 페스트, 오부다가 통합되어 하나의 도시가 되었습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1956년 헝가리 혁명 등 수많은 역사적 시련을 겪었지만, 부다페스트는 그 아름다움을 잃지 않고 오늘날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부다페스트의 대표 관광지
1. 국회의사당(Hungarian Parliament Building)
부다페스트의 상징과도 같은 국회의사당은 다뉴브강변에 자리한 네오고딕 양식의 웅장한 건물입니다. 1885년에 착공하여 1902년에 완공된 이 건물은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의회 건물 중 하나로, 268m의 길이와 96m의 높이를 자랑합니다. 특히 밤에 조명을 받아 빛나는 모습은 부다페스트 야경의 하이라이트로 꼽힙니다.
2. 부다 왕궁(Buda Castle)
부다 지구 언덕 위에 자리한 부다 왕궁은 13세기부터 20세기까지 수차례의 전쟁과 타국의 점령을 경험한 역사의 현장입니다. 15세기 마차시 1세 시대에 르네상스 양식으로 화려하게 건축되었으나, 여러 차례 전쟁으로 파괴되었다가 재건되었습니다. 현재는 국립 도서관, 국립 미술관, 역사 박물관이 위치해 있으며, 왕궁과 정원은 무료로 개방됩니다.
3. 세체니 다리(Széchenyi Chain Bridge)
다뉴브강을 사이에 두고 부다와 페스트를 연결하는 최초의 다리인 세체니 다리는 1849년에 완공되었습니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군에 의해 폭파되었다가 1949년에 복원되었습니다. 체인 모양의 이 다리는 밤에 빛나는 모습이 특히 아름다워 ‘체인 브릿지’라고도 불립니다. 다리를 건너며 두 지구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어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4. 어부의 요새(Fisherman’s Bastion)와 마차시 성당(Matthias Church)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어부의 요새는 부다 지구의 대표적인 명소입니다. 동유럽의 다른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고깔 모양의 하얀 탑들이 인상적인 이 건물에서는 다뉴브강과 페스트 지구의 전망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바로 옆에 위치한 마차시 성당은 뾰족한 첨탑과 타일로 만든 모자이크 지붕이 특징인 고딕 양식의 성당으로, 헝가리 역대 왕들의 대관식이 열렸던 역사적인 장소입니다.
5. 영웅 광장(Heroes’ Square)과 시민공원(City Park)
헝가리 건국 1,0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된 영웅 광장은 36m 높이의 밀레니엄 기념탑과 역대 헝가리 왕과 영웅들의 동상이 자리한 웅장한 광장입니다. 근처에는 미술관과 시민공원이 있어 헝가리 사람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으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세체니 온천도 이 공원 안에 위치해 있습니다.
헝가리 음식 문화
헝가리 음식의 가장 큰 특징은 파프리카의 사용입니다.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풍미의 파프리카는 헝가리 요리에 깊은 맛과 붉은 색을 더합니다.
1. 굴라쉬(Goulash)
헝가리를 대표하는 요리로, 쇠고기와 파프리카, 양파 등을 넣고 끓인 스튜입니다. 원래는 목동들이 들판에서 끓여 먹던 음식이었으나, 오늘날에는 헝가리 가정식의 대표 메뉴가 되었습니다.
2. 할라슬리(Halászlé)
헝가리식 생선 매운탕으로, 파프리카와 다양한 향신료로 맛을 낸 붉은색 수프입니다. 우리나라의 매운탕이 연상되지만 매운맛은 상대적으로 덜합니다.
3. 랑고스(Lángos)
헝가리식 튀김빵으로, 밀가루 반죽을 넓게 펴서 기름에 튀긴 다음 마늘, 사워크림, 치즈 등을 얹어 먹습니다. 길거리 음식으로 인기가 많습니다.
4. 팔라친타(Palacsinta)
얇은 밀전병에 신선한 과일, 생크림, 초콜릿, 치즈 등을 넣어 먹는 디저트입니다. 원래는 오스트리아에서 넘어온 음식이지만 헝가리식으로 발전했습니다.
부다페스트 여행 팁
1. 교통
부다페스트는 대중교통이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지하철(4개 노선), 트램, 버스, 트롤리 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관광객들은 1일권, 3일권 등의 교통카드를 구매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공항에서 시내로 이동할 때는 200E 버스나 100E 직행 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2. 온천 문화
부다페스트는 ‘온천의 도시’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온천 문화가 발달했습니다. 세체니 온천, 루카치 온천, 겔레르트 온천 등 다양한 온천이 있으니, 시간을 내어 방문해보시기 바랍니다.
3. 다뉴브강 크루즈
부다페스트의 아름다운 야경을 감상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다뉴브강 크루즈입니다. 국회의사당, 부다 왕궁, 세체니 다리 등이 조명을 받아 빛나는 모습을 강 위에서 감상할 수 있어 인기가 많습니다.
4. 루인 바(Ruin Bar) 체험
부다페스트, 특히 유대인 구역(7구역)에는 ‘루인 바’라 불리는 독특한 바들이 있습니다. 전쟁이나 혁명 후 버려진 건물을 개조해 만든 이 바들은 독특한 인테리어와 분위기로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5. 마가렛 섬(Margaret Island) 방문
다뉴브강 중간에 위치한 2.5km 길이의 마가렛 섬은 부다페스트 시민들의 휴식 공간입니다. 아름다운 정원과 가로수길을 따라 산책하거나 자전거를 타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부다페스트는 웅장한 건축물과 풍부한 역사, 독특한 음식 문화, 다양한 즐길 거리가 어우러진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서유럽의 대도시들보다 상대적으로 물가가 저렴하면서도 유럽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 여행자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특히 다뉴브강을 따라 펼쳐지는 야경은 ‘동유럽의 파리’라는 명성에 걸맞게 감탄을 자아냅니다. 부다페스트를 여행한다면 최소 3일 이상의 여유로운 일정을 잡아 부다와 페스트, 두 지구의 매력을 충분히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역사적 건축물과 문화유산을 탐방하고, 현지 음식을 맛보고, 온천에서 휴식을 취하며 헝가리 특유의 여유로움을 경험해보세요.